저희 아버지는 작년 말 정년 퇴직을 하셨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근무해 오셨고, 가족을 위해 늘 책임감 있게 살아오셨죠. 하지만 막상 일을 그만두고 나니 하루하루가 낯설고 허전하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여유가 생겨서 좋다고 하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에 활력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없다는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예전처럼 규칙적인 일상이 사라지고 나니, 건강은 유지되지만 마음이 점점 공허해지신 듯했습니다. 하루가 너무 길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 건, 우연히 아버지 지인 분이 추천해 주신 ‘경비지도사’ 자격증이었습니다. 그분 역시 퇴직 후 이 자격증을 따고 교육강사로 활동 중이셨는데, 책임도 있고 보람도 큰 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도 그 이야기를 듣고 관심을 갖게 되셨고, 저와 함께 본격적으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퇴직 후 선택한 새로운 도전
경비지도사 자격증은 단순히 경비 업무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경비원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역할까지 포함된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일반 경비원보다 더 높은 책임과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입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관련 업계에서도 자격 소지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입니다.
아버지는 “나이 들어서도 사람들과 어울리며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비지도사는 단순한 아르바이트나 단기 일자리와는 달랐습니다.
실제로 관련 정보를 함께 검색해 보니, 일부 보안업체나 교육기관에서는 경비지도사 자격을 우대하고, 별도의 수당이나 강사 활동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 내용을 알려드리면서 “아버지에게 딱 어울리는 역할일지도 몰라요”라고 말씀드렸고, 아버지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생각보다 어렵고 낯선 경비지도사 시험 준비
시험 준비를 시작하면서 아버지는 예상보다 큰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가장 큰 장벽은 ‘법령 과목’이었습니다. 평소 법 관련 내용을 접할 일이 거의 없었던 만큼, 생소한 용어나 긴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셨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한두 페이지를 읽고도 금방 피로감을 느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요한 개념이나 조항을 요약해서 A4 한 장에 정리해 드렸습니다.
또한 시험 과목이 두 개나 되다 보니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도 어렵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일주일 단위로 목표 분량을 나눠 드리고, 하루 30분씩 짧게 나눠 공부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렸습니다. 자격증 공부가 처음이신 분들에게는 이런 작은 루틴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동기부여도 꾸준한 공부에 꼭 필요한 요소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나이에 자격증을 따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아버지의 표정이 더 밝아졌고, 하루 일과가 생기니 생활에 활력이 돌아오신 것이 느껴졌습니다.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임하면 삶의 만족도도 함께 높아지는 것 같아요.
경비지도사의 장점과 실질적인 기회
경비지도사 자격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실용성’입니다. 단순히 이론으로 끝나는 자격이 아니라, 실제 취업이나 활동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도 자격증을 취득한 후, 인근 보안업체에서 강의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알아보셨습니다. 교육 강사로 활동하면 시간당 3만 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사례도 많다고 하더군요.
또한 경비지도사는 중장년층에게 특히 적합한 직업입니다. 연령 제한이 크지 않고, 경험과 신뢰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오히려 나이가 강점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버지처럼 정년 이후 새로운 경력을 찾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근무하지 않더라도, 법령과 실무를 이해하고 있는 경비지도사 자격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일부 기관에서는 자문위원이나 내부 교육 담당자로도 활동할 수 있다고 하니, 자격증 하나로 열릴 수 있는 문이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시작입니다
아버지의 도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저 역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서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졌습니다. 나이는 단순한 숫자일 뿐, 배우고 성장하는 데에는 어떤 제한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이제 와서 자격증은 무슨…”이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아버지의 사례를 떠올려 보셨으면 합니다. 중요한 건 언제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시작할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지금이 딱 좋아. 늦지도, 빠르지도 않아. 지금이 내 인생 2막의 출발선이야.”라고요.
경비지도사 자격증은 단순한 취업 수단이 아닙니다. 다시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이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제 글이 누군가의 새로운 도전에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